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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방안의 적막을 가만히 지켜본다.


안경을 벗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자니 시력이 더 떨어져 있다는 게 느껴진다.

나는 왼쪽 시력이 오른쪽보다 더 좋지 않다. 렌즈로 따지자면 2, 3단계 정도 더 아래의 시력, 괜히 기분 상 오른쪽부터 왼쪽 눈의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진다.


밀려 있는 일들이 많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저 모든 것이 전부 다 내 능력을 벗어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시금 마음을 차분히 앉히고 저것이 대체로 자력해결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내 괜찮아진다. 그래, 그것도 참 감사할 일이다. 2월과 3월이 심적으로 많이 무거웠다는 걸 감안하면 4월의 시작은 이만하면 괜찮은 것이 아닌가 싶다.


3월엔 일부 책들을 정리방출했다. 꼭 필요한 책만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간 다시 읽지 않았던 책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과감히 방출하고 새책들을 다시 정리해 넣었다. 힘을 낼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나.


어제는 동아리 신입생 오티를 갔었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는 걸 느끼지만,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나는 그냥 지금의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고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99학번인데 아이들은 90년대생이다. 내가 학교를 다닐 대 9살 차이나는 오빠들이 오티에 놀러오면 그게 그렇게 부담스럽고 무서웠는데, 나는 얘들이랑 17기수 차이다.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틀린 건 아니지, 근데 나는 동아리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이렇게 나이차가 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일을 할 일이 있을 때 실제 저런 나이대의 사람들과 얼굴 마주하고 이런저런 일을 같이 해봐야 하는데 그럴 때 후배들과의 시간은 참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나에게 호의적이고 나 역시 마음이 많이 열린 상태이긴 하지만. 여튼 1년에 한번 있는 동아리 신입생 오티는 현재의 젊은 아이들이 하는 놀이나 문화, 콘텐츠에 반응하는 속도 같은 것들을 속성으로 겪기에 아주 좋은 현장이다.

동아리 아이들은 사실 요즘 아이들에 비해 많이 순진하고 착한 편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1년에 걸쳐 솎아진다. 남아있는 아이들은 대체로 성실하고 착하다. 그런 아이들이 2학년, 3학년으로 남아 1학년을 보살피고 선배들을 살뜰히 챙긴다. 그러니 취업도 곧잘하고 안정적인 사회의 구성층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미취업상태의 졸업생이 많아지는 사회 현상에 의외로 역행한다. 동아리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회면의 뉴스는 어쩐지 동아리의 현실과는 약간 반대다. 올해도 29명이 면접을 봤고 12명이 합격했다. 12명 중에서 얼마나 빠져나갈지, 또 누가 중간에 새가족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어제 만나 인사하고 술잔을 나눈 친구들이 내년 같은 자리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


오늘은 책을 반납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겠다.

맛있는 아침을 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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