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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11:45

첫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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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나 무지 수첩 같은 걸 사면
늘 첫 장이 고민이다.
어쩐지 예쁘게 써야 할 것 같고
뭔가 있는 듯한 글을 써야 할 것 같고
하지만 첫 장을 그렇게 꾸며 써 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더 이상 솔직한 마음을 남길 수가 없게 돼서
결국 반도 채 못 쓰고 버리게 되더라는.

사 놓고 한 반 년째 갖고만 다니는
수첩이 하나 있는데
첫 장을 쓰지 못해서 아직도 새 것인 채로
가방 속에서 귀퉁이가 닳아가고 있다.

어쩐지 아까워서 흰 종이로 겉을 둘둘 말아 두었는데
오늘은 꼭 저 녀석에게 뭔가를 적어주려고 마음 먹고
꺼냈다가 또 망설이게 된다.
 
원래의 용도는 뭐였지?
그냥 길에 다니다가 떠오르는 단어들을 까먹지 않고
그때 그때 적으려던 거?
트리트먼트 메모?

난 내년에도 공연을 하고 싶어질까?
그렇겠지?
그렇다면 또 스토리, 음악, 무대
사람, 사람, 사람들....
그런 걸로 저걸 채워나가게 될까.

공연이 끝난지 한달도 안 됐는데
공연을 생각하면 또 가슴이 간지럽다.

정말 나는 대체 음악으로 뭘 하고 싶은 걸까.

음악을 좋아하는 사업가 -정도라면 좋겠어.
돈도 잘 벌고 음악에선 늘 떨어지지 않는.

 

 

 

ㅎㅎㅎ 욕심은.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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