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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6 03:23

맞다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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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틀 집을 비웠을 뿐인데 돌아오니 실내온도가 13도라고 -_-
그 와중에, 무의식중에 더 드러나는 나의 폭력성에 대한 반성과
그래도 나 역시 상처받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자기보호가 더해지는 밤.

 

너무 속상하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되는 문제였으면 좋겠는데.
이미 나는 '그런' 사람으로 낙인 찍혀 버렸네.

 

쓰고 싶은 글이 있는 사람들, 무대가 필요한 사람들이
나를 자유롭게 찾아주기를 꿈꿨고
조금씩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참 기분이 좋았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내줄 수 있어 좋은 건 나뿐이었고
나는 그저 사람 잘 낚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해볼까, 하고 싶었어 - 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나의 감언이설에 속아 나에게 홀린 사람이 되는 건가.
나는 어느 때 이후로는
일부러 작정하고 사람을 속이거나 꼬드기거나 낚지 않는데.

 

그러나.

맞다.

그렇게 보여지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그것도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보였다면. 더더욱.

아 진짜 너무 속상하다.

 

지키는 것이 가두는 것이 된다면,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한끗 차이다.
반하게 하느냐 꼬시느냐.

 

 

 

그래 맞다.

좋은 사람 욕심 나서, 좋아한다고 말했던 거.

가치 있는 사람 인정 못 받는 게 속상해서, 당신은 빛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거.

예전에 쓰던 글 같은 분위기의 글 참 좋았다, 요즘은 안 쓰느냐 말했던 거.

 

이게 낚시라면

나는 사람을 낚은 것이겠지.

 

하지만,

정말 좋아서, 정말 빛나서 한 이야기고

그럴 판이 없어서,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망설이고 있다면 그거 내가 마련해 보겠다고 한 것인데.

 

입장 뒤집으면

그래, 그것도 맞다.

나는 우리 팀 중에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할 때에도 꼭 나와 의논하도록 한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의논하게 할 뿐, 결정은 본인이 직접 하게 한다.

사람들은 형식을 보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굳건한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해왔다.

 

입단속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의논을 통해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 밖으로 새어나가, 행여나 집단 전체의 목소리처럼 이야기 되었을 때

나중에 그것이 집단의 결정과 달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 버리면

결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가 무너지고, 원인을 찾다보면 또 우리 안에서의 사이가 나빠지니까

그런 원인이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여긴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저 나 한 사람의 독재체제로 이해된다면.

 

털썩,

미러 안의 당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러한 독재자로 보인다 할지라도

당신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늘 말해왔듯이,

연출은 그저 나의 역할일 뿐.

나는 단체의 의견을 말할 때 사용하는 마이크일 뿐.

내 의견이 곧 미러의 의견이라고 생각한 적은 맹세코 없다. 가장 경계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늘 생긴다.

 

 

나의 보수성, 나도 알고 있다.

나는 내가 아는 것보다도 아마 훨씬 더 보수적일 테다.

게다가 누구보다 사람 욕심 많고, 좋다 싶은 사람은 어떻게든 함께 움직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런 내 성향이

사람을 만나는 데에 있어서 반드시 <낚시>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사람의 장점을 칭찬할 줄 아는 것이 낚시라면

좋은 것을 좋다고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것이 낚시라면

나는,

매력 같은 건 없고

말발 존나 좋은, 강태공이겠다.

 

 

 

 

이제야 알겠다.

 

그가 언젠가 한 말의 의미를.

<넌 어장관리의 일인자야. 너 연애할 때도 어장관리해, 안해?>

 

 

오 마이 갓.

 

낚시로 잡은 고기를 내 어장에 넣고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것일까.

 

정말로 이들이 내 어장의 고기라면.

팔아서 수익을 내야 진정한 낚시의 달인 아니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내가 가진 외벽이 분명 사람을 다치게 할 때가 많다는 것.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준 상처는

내 진심을 낚시로 이해하게 할 만한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

 

 

 

 

 

그래. 맞다.

이건, 실은, 반성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넘지 말아야 할 경계를 수없이 넘나들었구나.

나와 남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랐구나.

내가 나에게 좀 더 엄격하지 못했구나.

 

맞다, 맞다.

인터셉트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올 한 해, 무수한 남의 사람에게 호감을 가졌고, 호감을 샀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다 곁에 두었던 것도 다 맞다.

 

그런데 왜

호감을 산 것에 대해서는 평가 절하 되고

호감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또 과도하게 주목을 받는 것이냐.

속상한 건 속상한 거니까 말하고 싶다.

 

 

 

 

맞다.

 

문제는 늘 남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주는 사람을 가진 것도

얼마나 복이냐 하는 것.

 

 

오빠. 고마워.

오빠처럼 정확하지만, 좋게 결론지을 수 있도록 말하는 방법을 나도 배워야 하는데.

 

나는 그게 참 안 돼.

그래도 노력할 거야.

오빠 말대로 내가 어장관리에 탁월하다면,

나는 이 사람들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는 거잖아.

 

지켜내 볼 거야.

마음을 다 해서.

 

그러니 나를 지켜보세요. 노력할 거야. 계속.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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