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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에 내리는 비는, 어쩐지 늘 달갑지 않다.

해마다 여름은 길어지고, 더 덥고, 그럴수록 가을은 더 그립고.

어렵사리 온 가을의 등을 떠미는 비가 반가울 리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작년에 비해 추위가 좀 더디 오기는 했다. 10월에 이미 극세사 이불을 꺼냈던 걸 생각하면 올해는 2-3주 늦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가뭄 탓에 비를 탓할 수만도 없어서, 이왕 오는 거라면 땅이 푹 젖을 만큼 왔으면 하고 조용히 기도를 해 본다.


새벽녘이면 창문 틈으로 새는 바람이 꽤 차다. 건조하고 답답한 늦가을-초겨울 날씨는 마음을 더 조급하게 한다. 차라리 어서 겨울이 왔으면 싶다. 이 놈의 급한 성질, 계절마다 다 머무르고 떠나는 때가 있을 텐데. 내가 뭐라고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어서 와라, 빨리 가라, 입을 오물거리는 것인가. 내 모양이 참 그렇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 그래. 그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계절이 오고 가듯이.

감정이 오고 가는 것,

사람이 오고 가는 것,

이것도 모두가 다 자연인데.

나는 자꾸 급하다. 시작도 빨랐으면, 끝도 빨랐으면 하는 것이다.


여름이 덥고 겨울이 춥듯이

사랑은 뜨겁고 이별은 차가운 것이다.

때가 되어야 오고 때가 되면 가는 것이다.





내가 알 수 없다고, 때가 없는 것이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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