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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의 일기를 꺼내읽었다.
매번 다른 시점의 일기를 뒤적이지만 그때가 언제든 나는 늘 사랑하는 중이거나 이별하는 중이었던 게 재미있다.

그렇게 이별과 단절이 거듭될수록,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많아졌다.

내가 글 속에서 주드로라고 부르던 그 사람과는, 그간 미적대며 여백을 두던 몇 차례의 작은 이별과는 스케일 자체가 다른.. 그런 소용돌이로 시작해 4년여간의 추억을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버리면서 대단원의 끝을 맞았다.

그 일이 있기 얼마 전 이석원의 새 책을 읽었는데 그게 이토록 나에게 큰 기댐목이 될 줄 몰랐다. 딱 사흘을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그 다음부터는 잘 먹고 잘 잤다. 딱 사흘이었다. 중요한 것이 많이 없어졌다.

오늘은 새벽 내내 청소를 했다. 원래 옷도 없는 데에서 버리려고 한 푸대를 묶어놓고나니 옷장이 텅 비었다.

최영미의 시집이 왜 없을까. 분명 있었는데. 선운사에서를 읽으면서 선운사를 올해는 꼭 가겠다고 몇 해째 다짐을 했으니 분명히 책꽂이에 있어야 하는데. 왜 없지. 왜 없겠냐. 또 집어 주었겠지.
이미 몇 권이나 샀어도 늘 없는 책이 몇 권 있다. 은희경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이병률의 <찬란>,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같은 책들.

시가 아직 읽히는 건 좋은 일이다.
아직.. 가을이면 어김없이 최승자. 한편도 버릴 게 없는 <이 시대의 사랑>

덕분에 이별도 수용할 수 있어 다행이다.


혜화양육관에서 양꼬치를 신나게 뜯으며 찬 청도맥주를 마신다면 더 즐거운 위로가 될 것이다. 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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