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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5 00:54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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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서희를 만나고 난 뒤 마음을 정하고, 금요일엔 서희와 지원이를 함께 만났다. 

두 사람은 열 살 차이.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서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은연 중에 많이 했었다. 지원인 사실 별로 나이에 크게 신경쓰는 사람은 아니라서 두 사람의 나이차는 나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나는 사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고, 마지막 그림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무대를 채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랬나. 또 양껏 술을 마시고 의미없는 말을 늘어놓고, 사람들을 붙들고 주저리주저리, 그런 싫은 과정을 거친다.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 이렇게 사람들한테 치댄다. 보기 싫은 나. 정말 싫다 그럴 때.


토요일엔 전시를 보러갔다. 차 감독님하고의 선약이 있었는데 전날 술을 그렇게 먹어댔으니 속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눈은 빨리 떠져서 아침일찍부터 딸기를 한 1kg는 족히 갈아서 해장을 하고 12시에 맞춰 삼청동 꼭대기에 있는 갤러리로 갔다. -13도였다. 

감독님 만나서 전시 둘러보고 밥을 먹고 차 한잔 하러 들어간 스타벅스에서 뜻하지 않은 일이 터지고 말았다. 참 의외의 순간에 맞닥뜨린, 정말 나도 몰랐던 나의 마음. 뭐가 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넘쳤구나, 그냥 그 생각만 들었다.


답답하다. 

아니다. 무서운 건가. 

한참 울고 또 울고 또 울고 하다가 돌아와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실은 내가 그랬었나봐. 그 이야기를 하며 또 울었다. 이런 눈물을 담아두고 내가 몇 년을 슬픔 없이 살았을까. 그 슬픔의 강을 두고 계속 물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을 하염없이 달랬던 걸까. 


하루 울었다고 달라지진 않겠지만 뜻하지 않게 알게 된 내 마음이 너무 놀라웠다. 

아 그랬구나. 

나는 믿을 수가 없었던 거구나. 

이상하게 너무 안 슬펐는데 안 슬픈 게 아니라 슬플 수가 없었던 거구나. 


그 강이 너무 깊어 차마 건널 수가 없었구나. 


한 며칠이 금세 지나갔다. 

고통스러운 날이 계속된다. 


그래도 그 이야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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