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words
directing stages
choigom@gmail.com
-
-
2018.06.01 09:21

5월 31일

조회 수 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렇게 또 여행지에서 한 달의 마지막 날 아침을 맞는다. 여전히 해가 빨리 뜨고 늦게 지는 나라에서. 

나는 어제 머리를 잘랐다. 여행지에 오면 머리를 잘라보는 습관이 있다. 암만 여행지라도 하루 이틀 머물다 보면 눈에 띄는 동네 미용실 하나는 있기 마련, 이번에는 이발소(약간 고급진)를 먼저 발견하는 바람에 나보다 기민이 먼저 머리를 잘랐다. 멋진 스탭들이 멋진 유니폼을 갖춰입고 멋지게 이발하는 러시아 바버숍에서 기민은 머리를 깎다가 잠이 들었다. 엄마가 데리고 온 꼬마신사도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머리를 만져주면 졸음이 오는 것은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인가보다. 


돌아가면 해야 할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찌보면 상반기는 이 바이칼 여행을 보며 달려온 것이니까 뭔가 조금 흐트러졌어도, 여행다녀오면 바로 잡아야지, 하며 안일하게 보낸 것도 꽤 되고 그 덕에 주위의 기대치를 제법(?) 낮춘 것도 맞으니까. 


여행은 여튼, 시작부터 순탄치 않아서 계속 순탄하지 않은 상태다. 예산을 넉넉하게 챙겨왔는데 뜻하지 않은 환전 사고는 사실 큰 스트레스를 불러일으켰다. 사실 무척 짜증스럽다. 빚까지 내서 온 여행인데, 조심 좀 하지. 그치만 한편으론 또, 나라면 안 그랬을까. 나라도 의심 없이 그렇게 했을 법한 상황 아니었을까. 큰 돈을 너무 믿고 맡긴 내 탓도 있겠지. 그러다가 아니 왜 내 탓이지 그게. 하는 상황의 반복. 

모르겠다 본인은 그 모든 게 사기친 사람의 탓이라고 말하지만, 평소에 매번 그렇게 꼼꼼하게 따지고 챙기더니 이번에는 환전 영수증 하나 없이 덜렁 20만원을 앉은 자리에서 손해보고 온 것. 그리고 그걸 알아 챈 순간 도로 가서 조치를 취하거나 하지 않고 나에게는 축소해서 알렸다. 게다가 내 환전 금액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해서 전달했던 것이다. 내 몫의 환전금액이라고 주길래 그저 받아 썼던 나는 다음 날 이상하게 돈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더니 그제서야 손해 본 정확한 금액을 실토.

아마도 기민의 성격 상 본인이 좀 더 손해를 보고 계산해 내게 주었을 것이겠지만, 그것에 대해 나와의 타협은 없었다. 그저 본인이 조금 더 부담하면서 실수에 대한 가책을 덜었을 뿐. 원래 남의 실수에는 예민하지만 본인의 과실에는 비교적 넉넉한 사람이니까. 


모르겠다 아직 일주일도 넘게 남은 이 여행. 부디 별 탈 없기를. 물론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진 않겠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 8월 21일 최곰 2018.08.21 27
45 6월 1일 최곰 2018.06.01 36
» 5월 31일 최곰 2018.06.01 23
43 5월 30일 최곰 2018.05.30 17
42 5월 29일_이르쿠츠크, 바이칼 최곰 2018.05.29 16
41 5월 8일 최곰 2018.05.08 19
40 4월 18일 최곰 2018.04.18 23
39 4월 8일 최곰 2018.04.08 18
38 4월 5일 최곰 2018.04.05 20
37 4월 2일 최곰 2018.04.02 19
36 4월 1일 최곰 2018.04.01 16
35 3월 30일 최곰 2018.03.30 17
34 3월 13일 최곰 2018.03.13 15
33 3월 11일 최곰 2018.03.11 13
32 2월 26일 최곰 2018.02.26 20
31 2월 25일 최곰 2018.02.26 16
30 2월 24일 최곰 2018.02.24 15
29 2월 15일 최곰 2018.02.16 15
28 2월 5일 최곰 2018.02.06 14
27 2월 4일 최곰 2018.02.05 14
Board Pagination Prev 1 2 ... 3 Next
/ 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