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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1 20:19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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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을 오키나와에서 맞았던 연초가 생각난다. 그때도 하루 만보 이상씩 걸으며 마음을 새롭게 했던 기억이 나네. 그러고 보면 작년인가부터 뻔질나게 국내든 국외든 잠시라도 짬이 나면 떠나기를 반복했다. 남들이 여행을 많이 다니던 20대에 나는 그러지 못했는데, 그때는 여행이 좋은 것도 몰랐고 여행가고싶은 마음도 없었으며 그럴 시간도 금전도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 내가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며칠쯤 떠날 줄도 아는 인간이 되었다니.

 

작년부터 꾸준히 공연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이 어쩌면 여행 때문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곳을 길게 경험하진 못했지만, 나한테는 '떠난다'는 것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저 잠깐 현실과 다른 곳에서 며칠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었고 거기에서 오는 좋은 기운을 고스란히 무대에 쏟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바이칼은, 특히 더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신대철 교수님께 들었던 바이칼에 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이야기를 들었던 때의 내 기분이 몸 한구석에 남아있고 그 이미지는 동경에 가까웠다. 무작정, 떠난다면 바이칼로, 그런 생각을 은연 중에 늘 해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 겨울 연인(이 되기전)의 블라디보스톡 행은 갑자기 나에게 훅, 저 먼 기억속에 있던 바이칼에 대한 큰 열망을 불러왔다. 그리고 기민과 맥주 한잔 하면서 '그렇다더라' 블라블라 했더니 그날 바로 티켓팅을 해 버린 것이 이 여행의 시작이었고. 

그 덕분에 우리는 만난지 넉 달만에 최장기간 떨어져 각자의 시간을 갖고 있다. 뭐 사실 아예 연락이 두절되거나 한 것은 아니니 완전한 분리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몸이) 떨어져 있으니 물리적으로 매우 그리운 것만은 사실. 매일 메시지와 보이스톡으로 평소와 다름 없는 빈도수로 연락을 하고 있긴 하지만 어쩐지 떨어져 있으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렇다. 

연인의 마음은 어떠할까. 

당신도 나처럼 보고 싶을까. 지금 이렇게, 친구와 긴 여행을 와 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돌아가면 당신은, 내가 떠나오기 전의 당신일까. 


깊어지고 싶다는 열망. 

현실적 제약을 이기고 내가 원하는 만큼 정리된 당신이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 

이것도 당연히 너무 큰 이기심이겠지만. 


도착했을 때의 바이칼은 볕이 좋고 잔잔했다. 바이칼에 발을 담그면 수명이 5년은 길어진다는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 5년을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에 보태고 싶다. 그렇게 기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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